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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외길 인생 하우스마퀴는 어떻게 '리터널'을 만들었나? - 디스이즈게임

23년 동안 아케이드 장르에서 외길 개발을 하던 하우스마퀴. 

그들이 내놓은 게임의 특징은 2017년 선보였던 화려한 탄막액션 <매터폴>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해를 기점으로 아케이드 장르 철수를 선언했다. 아케이드 슈팅 게임 외길 인생에 회사 인원은 80여 명이 전부다. 

 

그리고 지금 핀란드의 아케이드 장인 개발사는 PS5 독점작 <리터널>로 다시 대중 앞에 돌아왔다. <리터널>은 지금껏 하우스마퀴가 만든 작품들과 전혀 다르다. 하우스마퀴의 대표작 <엑스마키나>, <매터폴>, <에일리어네이션​>은 모두 아케이드 슈팅 게임이다. 

스토리보다는 단순하고 원초적인 게임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리터널>은 지금껏 게임들보다 더욱 복잡하다. 게임은 스토리 중심의 ​3D 로그라이크 TPS다. <리터널>에서 플레이어는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한 주인공 '셀린'을 맡는다. 셀린이 죽음을 경험할 때마다 행성의 생태계는 매번 새롭게 구성된다.

수많은 PS5 발매 예정작을 두고 <리터널>이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와 러브크래프트 장르가 섞인 독특한 SF 콘셉트, 탄막이 난무하는 3D TPS, PS5 성능을 과시하는 시각 효과 등, 여태껏 게임과는 다른 신선함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리터널>​은 2021년 4월 30일 한글판 발매를 앞두고 있다디스이즈게임은 <리터널>의 발매를 앞두고 개발사 하우스마퀴에게 궁금증을 물어볼 기회를 가졌다. 야심과 포부가 가득하기 때문일까? 개발사 하우스마퀴 역시 <리터널>에 대해 말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 디스이즈게임 박성현 기자 ​

해리 크루거 게임 디렉터
미카엘 하베리 마케팅 디렉터

“아케이드는 죽었다” 2017년 하우스마퀴에서 공식홈페이지로 올린 기사 내용이다. 이번 <리터널>은 기존까지 만들던 아케이드 장르를 벗어난 첫 작품인데, 이번에 AAA 로그라이크 게임을 만들며 특별히 더한 부분이 있나?

 

해리: <리터널>은 하우스마퀴의 가장 큰 야심작이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여태껏 만든 아케이드 게임을 계승하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엑스마키나>, <매터폴>, <라쇼군>의 노하우들을 차세대 콘솔인 PS5 덕에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생각한다. 과거 우리는 “아케이드는 죽었다”고 말했지만, 아케이드는 다른 방법으로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생각한다.  

<리터널>의 아트 스타일이 상당히 독창적이다. 초기 기획은 어떻게 구상했는지 말해줄 수 있나?

미카엘: <리터널> 아트 스타일의 원천은 다크 SF다. 다크 SF 말고도, 고전적인 요소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러브크래프트 같이 코스믹 호러적 요소가 대표적이겠다.

하지만 스토리 적으로는 심리적 미스터리를 다루고자 했다. 으스스한 게임 속 세계를 계속해서 탐험하고 싶게끔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주인공 '셀린' 그리고 세계의 비밀을 파헤쳐가게 된다.

해리:​ 미카엘이 말한 대로, <리터널>은 다크 SF와 코스믹 호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다. 촉수를 많이 그려 넣는 정도가 아니라, 철학적인 부분도 스토리에 담으려 노력했다. 영상을 통해 알 수 있겠지만 괴물 디자인 상당수는 심해 생물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러한 디자인은 직관적인 게임성을 위해서도 있지만, 우리의 그래픽 기술을 선보이고 싶은 것도 있다.

플레이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촉수들은 모두 제각각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이는 우리가 자체 제작한 파티클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해당 기술을 통해 각 개체의 색상이나 모양새 등을 더 다채롭게 만들 수 있고, 적들을 더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다양한 그래픽 효과가 적극적으로 쓰였는데도 부드러운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냈는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해리:​ PS5의 강력한 성능 덕이다. 그 성능 덕에 우리가 여태껏 제작한 게임들 그 이상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선 해당 파트가 아니라서 상세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PS5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된 프레임을 뽑아낼 수 있었다 생각한다. 

특히 이번 PS5에 탑재된 SSD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빠른 로딩 덕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 가능하고, 이를 통해 방대하고 세밀한 지형 묘사를 문제없이 가능했다. 

주인공 캐릭터가 매우 흥미롭다. 셀린(Selene)는 SF 배경의 중년 여성이라는 점에서 리플리나 사라 코너 같은 영화 캐릭터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리스의 달의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선택의 이유, 그리고 게임 내에서 주인공의 배경과 목표는 무엇인가?

해리: 먼저 셀린의 이름에 들어가 있는 그리스 신화 관련 레퍼런스를 알아주어서 매우 기쁘다. 그건 셀린이라는 캐릭터에게 있어 중요한 영감 중 하나이기도 했다. 우리의 주인공, 셀린은 그리스계 미국인으로서 심우주 정찰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정찰 중 외계 행성에서 발신되는 미지의 신호를 받고 그 행성을 탐사하기로 하다 행성에 추락하게 된다. 그렇게 죽음마저 벗어날 수 없는 끝없는 타임루프에 빠지게 된다.

게임의 첫 컨셉을 잡을 때 캐릭터에 먼저 집중했다. 그녀의 다양한 면들, 여러 캐릭터의 전형을 탐구해 녹여내면서 셀린이 복잡하고 흥미롭게 여겨졌으면 했다. 셀린은 그런 캐릭터 기획의 결과물이고, 이런 면모들은 스토리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몇 가지 힌트를 준다면, 셀린은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의 이름이다. 이는 셀린의 과거와 겪는 일들에 연관되어 있다. 이 게임은 셀린에게 매우 개인적이며 중요하고 천착된 여정이다.​ 셀린은 누구이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어떤 일이 있었는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런 질문을 모두가 던지게 될 것이다. 그녀에 대한 정보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하나씩 알아가게 될 것이다.

미카엘: 예시를 좀더 드리겠다. 게임은 계속 반복되며 변화한다. 셀린이 죽게되면 추락한 함선에서 되살아나고, 셀린은 주변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반응하며 상황을 직시한다. 전체 스토리는 여러 부분으로 구성됐고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통해 전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게임 곳곳에는 기록물을 남겨져 있다. 과거 혹은 미래의 셀린이 남긴 오디오 로그 등이 해당된다. 셀린은 무한한 죽음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서 행성을 탐사하는 강한 캐릭터다. 그럼에도 끝나지 않는 타임루프는 셀린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다. 게임 중간 1인칭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파트로 플레이어는 셀린이 누구고, 어떤 과거를 지녔고, 그녀를 둘러싼 비밀은 무엇인지 알아갈 것이다.

로그라이크랑 스토리가 잘 결합되어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좀 더 설명해줄 수 있나?

해리: 그렇다. 우리는 수많은 스토리 요소를 게임에 배치해 두었다. 셀린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 행성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부분, 행성의 외계 생명체들에 대한 내용들. 그런 요소들이 게임을 반복하면서 새롭게 드러나게 된다.

우리는 이 게임을 '외계 아포칼립스'라고 부른다. 행성 곳곳에는 고대의 외계 생명체들이 남긴 기록과 유물들이 존재하며 셀린은 탐험을 계속 해나가면서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고 더 많은 지식을 알아가게 된다. 행성의 상형 문자들, 셀린의 회상처럼 서로 다른 도구들이 각자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있으며 플레이어는 셀린으로서 그 모든 것을 체험하게 된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다양한 외계 기생체를 플레이에 적극 활용하게 된다. 혹시 이런 것을 사용하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 멀티 엔딩 요소도 있나?

해리: 기생체에 따른 엔딩 변화는 없다. 게임에는 다양한 기생체가 있고 서로 장단점이 다르다. 그래서 몇 시간씩 플레이 해도 매번 새로운 조합이 가능하다. 최대 5개까지 장착 가능하고, 캐릭터 외형에도 영향을 끼친다. 어떤 의미로는 변신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부분이 스토리텔링 적으로도 흥미롭다 생각한다. "셀린이 얼마나 더 실험하고, 더 깊숙이 시도할까?" 이런 의구심이 탐험의 깊이를 높여줄 부분이라고 본다.

기생체를 얻으면, 이에 대한 햅틱 피드백과 연계된 감각을 느낄 수 있을까?

해리: 안 그래도 그 부분이 이번 PS5로 작업하면서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햅틱 피드백을 통해 몰입감을 더 높일 수 있었다. 기생체 획득이 대표적인 경험이다. 게임 속에서 기생체를 집으면 특유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3D 오디오도 이런 감각적인 경험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미카엘:​ ​하우스마퀴는 몰입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번 작품은 3D 오디오 덕에 주변 환경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 분위기를 더 생생하게 느끼는 것은 덤이다.

 

보통 로그라이크 게임은 2D로 제작된다. 여러 이유도 있겠지만 레벨 디자인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플레이 영상을 보니 3D 입체적 지형이 문제없이 잘 구성돼 있더라.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냈나? 어려움은 없었나? 
미카엘:​ 로그라이크를 3D로 옮겨내는 일, 특히 높은 품질로 제작하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복합적인 작업을 하기로 했다. 보물방, 아레나 같은 지역은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오디오 피드를 더했다. 이를 통해 무작위로 형성된 지역을 마주하더라도, 조금 정성 들인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무작위로 생성된 지역에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했다. 가령 투기장 같은 지형에서는 엘리트 적을 만나거나, 일반 보물상자가 놓인 것을 보게끔 말이다. 이를 통해 매 지역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PS5가 이런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구동시키는 데 도움이 많이 돼서 '심리스'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해리: 레벨 디자인에서도 다양한 레벨을 더하기도 했다. 아직 도달할 수 없는 지역도 있고, 나중에 갈 수 있는 지역도 있다. 로그라이크지만 영구적으로 남는 업그레이드도 있어서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반복 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된 부분이 다수 보인다. 게임이 반복될 때마다 무엇이 유지되고, 무엇이 초기화되며, 또 반복을 통해 어떤 새로운 플레이, 재미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미카엘: 항상 되살아날 때마다 셀린은 추락한 함선, 헬리오스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헬리오스를 벗어난 순간부터 마주할 필드와 적 등등 모든 게 달라진다. 단, 영구적인 업그레이드들은 되살아난 시점에도 그대로 가지고 시작한다.
해리: 업그레이드 외에도 진행도를 잃지 않는 요소들이 여럿 있다. 수집한 아이템들은 되살아날 때 잃어버리게 되지만, 한번 습득한 무기와 지식은 무기고 및 데이터 뱅크에 저장되어 되살아났을 때도 이용 가능하다. 새로운 무기를 얻기 위해선 특정 지역에서 시련을 완료해야 한다. 시련을 완료하면 다음 게임부터 그 무기를 장비 가능하다. 운이 좋다면 처음 보는 상자에서 나올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리터널>은 플레이할수록 더 많은 것을 확장하고 밝혀가게 된다. 이런 게임적 특성을 통해 반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고자 했다.
게임 속 대사를 살펴보면, 주인공이 자신의 시신이 여전히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그와 전투를 했다고 한다. 게임 중, 사망한 지점에서 주인공의 도플갱어 적을 마주하는 상황도 벌어지나?
미카엘:  '잔상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타 플레이어의 시체는 물론, 타 유저의 잔상을 마주하게 된다. 죽은 이들의 복수를 해주거나, 시체를 뒤져서 아이템을 챙길 수 있다. 도플갱어와 마주하는 건 아니지만 몇몇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이런 소셜 기능 외에도 리더보드 같은 것도 있다. 각 날마다 다른 조건의 도전들이 존재하고, 클리어 시간에 따라 순위표에 기록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리:​ 개인적으로 <리터널>은 우리가 만들어온 아케이드 게임 노하우의 진화라 본다. 우리가 그간 쌓아온 모든 지식이 담겨있으며, 이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린 게임이다. 게이머들에게는 하우스마퀴 작품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껴질 것이고, 하우스마퀴가 선보일 게임들에 대한 지표가 됐으면 한다.
미카엘: 우선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어 정말 기쁘다. <리터널>은 미스터리와 도전적인 재미가 가득한 멋진 PS5 게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통해 하우스마퀴의 미래를 엿봤으면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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