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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크기 우주선 축구장 만한 소행성 박치기, 영화 '아마겟돈'처럼 - 서울신문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는 작은 달(위성)인 디모포스(Dimorphos)를 거느리고 있다. 디디모스의 직경은 780m이며 디모포스는 160m 밖에 안 된다. 디모포스는 거의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만한, 축구장 하나 크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4일 오전 6시 20분(한국시간 오후 3시 20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다트(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이중소행성방향조정실험) 우주선을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쏘아올린다. 목적은 다트 우주선을 초속 6.6㎞(시속 2만 3760㎞) 속도로 디모포스에 충돌시키는 것이다. 속되게 표현하면 축구장 크기의 소행성에 대형 냉장고만한 다트 우주선을 꽂는 모양새다.

다트는 발사 뒤 지구 중력을 벗어나 태양 주변 궤도를 돌다 내년 9월 지구로부터 1078만㎞ 떨어진 지점에서 디모포스와 충돌할 예정이다.

소행성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1도 정도 궤도를 틀어서 언젠가 지구를 향해 달려들지 모르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가능성을 엿보려는 것이다. SF 영화 ‘아마겟돈’ ‘딥 임팩트’에서 봤던 일들이 벌어지는 셈이다. 대략 충돌 열흘 전에 이탈리아가 만든 소형 위성 카메라 리치아큐브(LiciaCube)를 다트에서 분리시켜 충돌 순간과 그 뒤 변화를 관찰한다. 1도 정도 궤도가 수정되면 몇 주나 몇 달 뒤 지구에서도 천체망원경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몇백m 크기의 우주 쓰레기 뭉치라도 지구에 충돌하면 하나의 대륙 자체가 황폐해질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현재로선 태양계의 어떤 소행성도 지구에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관측되지 않는다. 미국 의회는 2005년 태양계의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들을 조사하도록 했는데 90% 이상이 지구에 별다른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구를 방어하는 법을 배워두는 것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처음으로 우주공간 실험에 나서는 것이다.

켈리 패스트 NASA 행성방어협력국장은 “다트는 아주 작은 양으로 디모포스의 궤도 주기를 바꾸려는 것이다. 이번 이벤트를 통틀어 정말로 요구된 것은 훨씬 앞선 시점에 소행성이 발견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트 임무에는 3억 2500만 달러(약 3863억원)가 들어간다. 디모포스만한 물체가 지구와 충돌해도 핵폭탄의 몇 배 위력이 되며 인구밀집지를 폐허로, 수백만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지름 300m 이상만 돼도 대륙 크기로 피해 범위가 넓어진다. 만약 직경이 1㎞라면 전 세계가 위험해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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